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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손편지 (50개월 아이 한글공부)

그것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며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아들의 첫 손편지...
그 전에 받은 편지가 있긴 하지만.. 편지써준다면서 끼적이며 ..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는 기하학 문자를 써주었는데
처음으로 글자로 이루어지면서 문장이 되는 편지를 썼다.

20210729 문장으로된, 읽을 수 있는 편지를 처음 쓰다.

뭐든 스스로 하고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반면
하기싫으면 안해버리는 경향이 강하게 있길래
먼저 시키면 거부감이 올까봐
본인이 무슨 글자인지 물어보기 전까지 먼저 알려주지 않다보니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 자기이름쓰기를 유치원에서 제일 늦게했던 모양이다 ㅠㅋ

작년부터  알파벳으로 자기 이름을  쓰기 시작하더니 (좌우반전되거나 틀리게 써도 그냥 냅뒀다. 나중에 자기가 눈치 채고 바뀔거라 생각해서) A부터 Z까지 만4세가 되기 전에 혼자 생각하며 쓰길래 나는 애가 빠른가 했는데....

작년 겨울, 눈 밭에 쓴 자기 이름
올해 초, 아무 도움 없이 A부터 Z까지 쓰다! 그리고 자기 모습(타조 아님)

그동안 기관을 못보내니 비교대상이 없어서 몰랐을 뿐 ..
유치원에 보내니 우리 아들은  빠른 편이 아니었다. ㅋㅋ
이미 한글을 떼서 혼자 이름도 쓸 줄 아는 아이부터
아직 쓰는건 힘들어도 웬만한 한글은  읽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고..
그 얘기를 듣는데
'우리 아이가 기죽으려나..
나만 너무 아무것도 안시킨건가, 학습지라고 시킬걸 그랬나'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기관에 늦게 보냈으니.. 단체생활부터 적응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기로했다 ㅠㅠ

기관적응하려고 차음 두 달은 일찍 하원했고, 본인이 친구들과 더 오래 있고싶다고 말 할 때 특별활동을 시켰는데
특별활동에 한글수업이 있어서 그런지 이때부터 '혼자만의 글씨'를 끼적이기 시작. (이때부터 편지같은 형식의 무언가를 만들어줌)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허공에 손가락을 휘휘 젓고있길래 뭐하나 지켜봤는데
"박태오 할 때 비읍 옆에 어떻게 생겼더라? "하고 내게 물었다.
"글쎄.. 이렇게 생겼나? 이렇게 생겼나?" 하고 여러가지 모음들을 써보여줬더니
아하! 하고 갑자기 종이에 연필로 - 박태오-를 정성껏 삐뚤지만 꾹꾹 눌러 쓰기 시작.. 처음엔 설마 하고 보다가 너무 깜짝 놀랐다.

처음으로 써보는 자기 이름


이름쓴게 불과 2개월도 안됐는데.. (물론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느린걸 수도있지만)
그 두 달 동안 조금씩 친구들 이름도 읽고 쓰기 시작하더니
친구들의 이름을 조합해서 아는 단어를 써보고 (자기 이름의 "오"와 친구 이름의 "이"를 합쳐서 오이, 자기 이름 "박"과 친구 이름 "수" 합쳐서 수박과 박수 등등)
자기가 원하는 글씨를 쓰고싶은데 몰라서 물어보면
나는 자음 모음의 순서를 한번 말해주어서 상기시키거나
모양 힌트를 주었고(ㅅ이 생각 안난다고하면 세모같고 산같은데 세모에도 들어가고 산에도 들어간다! 라는 식으로)
그럼 한번 생각하더니 틀리더라도 써보고,
맞추면 다시한번 써보며 혼자 단어들을 받아적으며 시간을 보냈더니
오늘 처음으로 한 문장을 완성시켰다.... ㅠㅠㅠ

유치원에서는 제일 늦은 아이일지 모르겠지만..
물론 지금도 힌트 없이 한 문장을 완성하는건 아니지만..
고슴도치 엄마라 모든게 다 대견하고 감동이다 ㅠㅠㅎ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 엄마'는 쓰냐고 물어보는데
생각해보니 엄마보다 할머니를 먼저 썼네ㅋㅋㅋㅋㅋ

아무렴 어떠랴..ㅎ
자기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싶어한다는 욕구가 있다는게,
틀려도 써보려고 노력했다는게,
혼자 뭔가 해보려고 했다는 마음 먹었다는 것 만으로도 기특하다.


할머니를 위한 편지라는데
나에게까지 큰 감동을 준 편지였다.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서툴지라도  언젠가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그렇게 조금씩 자기 속도에 맞게 성장해주면 좋겠다.. ㅠㅠㅎ
나 역시 마찬가지..

요즘들어  아기로 돌아가고싶어하는 표현을 많이해서
많이 치대고 눈물이 많아졌었는데
이렇게 훌쩍 자란 모습을 갑자기 보여주니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다..ㅎ
평소처럼 잠든 아이 옆에서 설레임으로 잠못 이루는 엄마의 밤이다.




<우리 아들 한글 쓰기 과정 및 옆에서 도와준 것들>
아이 성향마다 다를 수 있으나 우리 아이에게 있던 일들이라 공유

1. 학습 욕구 들 때 까지 재촉 X, 대신 자기 이름정도는 계속 노출

2. 이름부터 눈에 익히고, 책을 좋아할 수 있게 자극 (이건 나중에 포스팅 해봐야겠다) - 글자 읽고싶은 욕구 자극 위해

3. 자기 이름 중에 가장 간단한 글자부터 읽어보고 성취감 느끼기 (중요)
- 우리 아들 이름은 알파벳이 일단 쉽고  짧은  철자여서 첫글자 T부터 일상 상활에서 보이면 읽다가, O,E 순서로 아이가 길거리 간판등에서 읽기 시작하며 성취감을 느꼈고
그로인해 점점 다른 글씨도 읽고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짐

4. 성취감을 통해 다른 글씨도 읽어보고 싶어지니 써보고 싶은 욕구도 생겨서 혼자 하나씩 써봄 (이것도 자기 이름부터)
이 때, 한글자 쓰고 나면 다음 글자 쓰라고 시키지 않음. 오늘은 T만 쓰자 하고 더 안써도 된다 하면 아이가 더 쓰고싶어함.
부모가 먼저 옆에것도 알려주려고하면 한 글자 쓴 성취감은 잊고 자기가 모른다는걸로 실망감을 안을까봐..
틀리게 쓰더라도 일단 썼다는거에 칭찬.
알려주는건 아이가 맞게 쓴거냐고 확인을 물을 때만

5. 알려주더라도 정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단 아이가 한번 생각해보고 어떤게 틀렸는지,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직접 수정할 수 있게 가이드만

6. 잘한다고 더 시키지 않기
오히려 한정을 두면 본인이 더 하고싶어함 그럴 때 또 한정적으로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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